김성은 목사
하나님께서 주신 은혜로 삶의 현장에서 복음을 전하며, 말씀으로 세상을 밝히는 사명을 붙잡고 있습니다.”

성경이란 무엇인가_

성경이 고대 이스라엘 사람들의 역사를 기록한 책들의 작은 도서관임을 설명합니다. 이 책들은 선지자들이 이스라엘의 이야기를 하나님의 인류를 위한 계획의 중심으로 보고 탁월한 문학적 재능으로 기록했습니다. 성경은 타나크라고 불리는 히브리어 성경(율법서, 예언서, 성문서)과 예수님의 이야기를 담은 신약 성경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기독교 교파에 따라 제2성전기의 다른 유대 문헌들을 성경에 포함시키기도 했지만, 개신교는 구약과 신약만을 인정합니다. 이 모든 책은 하나님이 인류를 구원하시기 위해 일하시는 거대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천 년의 서사, 한 권의 책: 성경은 어떻게 우리에게 왔을까?

인류 역사상 가장 큰 영향을 준 책을 꼽으라면 많은 이들이 주저 없이 성경을 떠올릴 것입니다. 성경은 수많은 사람에게 깊은 영감을 주었지만, 때로는 그 방대함과 복잡함으로 인해 혼란을 주기도 했습니다. 우리가 흔히 한 권의 책으로 생각하는 성경은 사실 천년이 넘는 시간 동안 다양한 저자들에 의해 쓰인 책들을 모아놓은 ‘작은 도서관’ 에 가깝습니다. 이 도서관이 어떻게 만들어졌고, 그 안에 담긴 거대한 이야기는 무엇일까요?

이야기의 시작: 이스라엘의 선지자들과 ‘타나크’

성경의 이야기는 고대 이스라엘의 역사에서 시작됩니다. 이집트에서 시작된 이스라엘 민족의 여정, 왕국 건설, 첫 번째 성전 건축, 바벨론 정복과 포로 생활, 그리고 마침내 본토로 귀환하여 두 번째 성전을 세우기까지의 역사가 그 배경입니다.

이 역사 속에는 ‘선지자’ 라 불리는 특별한 인물들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단순한 예언가가 아니라, 이스라엘의 이야기가 하나님이 온 인류를 위해 행하시는 일의 중심이라고 믿었던 문학적 천재들이었습니다. 그들은 탁월한 히브리어 구사 능력으로 장대한 이야기, 정교한 시, 비유 등을 통해 삶과 죽음, 고난과 같은 인생의 근원적인 문제들을 깊이 탐구했습니다.

이들의 활동을 통해 오늘날 우리가 히브리 성경, 즉 ‘타나크(Tanakh)’ 라고 부르는 책들이 구성되기 시작했습니다. 타나크는 세 부분으로 이루어진 약어입니다:

토라(Torah, 율법서): 창세기, 출애굽기, 레위기, 민수기, 신명기
이스라엘의 토대가 되는 창조, 민족의 시작, 율법 등이 담긴 5권의 책입니다.

네비임(Nevi’im, 예언서): 여호수아, 사무엘서, 열왕기서, 이사야, 예레미야, 등등
선지자들의 관점에서 서술된 역사서와 그들이 기록한 시적인 책들입니다.

케투빔(Ketuvim, 성문서): 시편, 잠언, 욥기, 룻기, 역대기, 등등
시, 지혜, 이야기 등 다양한 형식의 글로 구성된 모음집입니다.

유대인들은 이 모든 문학 작품을 통해 하나님이 자신의 백성에게 말씀하신다고 믿었습니다.

결말이 빠진 서사, 새로운 지도자를 향한 소망

타나크를 구성하는 다양한 책들은 놀랍게도 하나의 통일된 서사를 들려줍니다. 이 이야기는 하나님이 혼돈의 세상에 질서와 아름다움을 가져오기 위해 이스라엘 민족을 통해 일하시며, 마침내 모든 것을 새롭게 할 새로운 지도자가 올 것이라는 소망을 담고 있습니다.

하지만 타나크는 이 지도자의 등장을 직접적으로 보여주지 않고 소망으로 이야기를 마칩니다. 이 때문에 타나크는 마치 ‘결말이 빠진’ 탁월한 문학 작품으로 묘사되기도 합니다.

서사의 완성: 예수와 사도들의 등장

타나크가 완성된 후 몇 세기가 지나, 나사렛 예수라는 유대인 선지자가 등장합니다. 그는 자신이 바로 타나크가 오랫동안 이야기해 온 서사를 완성하는 인물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예수는 위대한 일을 행하고 죽임을 당했지만, 그의 제자들은 그가 죽음에서 부활하여 세상을 회복시킬 바로 그 지도자라고 선포했습니다.

‘사도’ 라 불리는 예수의 초기 제자들은 이 이야기를 주제로 새로운 문학 작품들을 기록했습니다. 예수의 삶과 가르침을 담은 ‘복음(좋은 소식)’, 예수 운동이 이스라엘 밖으로 퍼져나가는 과정을 기록한 ‘사도행전’, 그리고 여러 지역의 예수 공동체에 보낸 ‘서신’ 들이 바로 그것입니다. 사도들은 이 글들이 타나크의 거대한 서사를 완성하며, 하나님께서 히브리 성경과 함께 이 글들을 통해 말씀하신다고 믿었습니다.

하나의 성경, 다양한 전통

초기 기독교인들은 타나크(구약)와 사도들의 글(신약)을 모두 성경으로 인정했습니다. 그러나 히브리 성경에 포함될지를 두고 논쟁이 있었던 제2성전기 문헌들에 대해서는 다양한 관점이 생겨났습니다.

가톨릭 교회는 수세기에 걸쳐 이 문헌들 중 일부를 공식화하여 ‘제2경전(Deuterocanon)’ 이라 부릅니다.

[[동방 정교회]] 는 가톨릭보다 더 많은 제2성전기 문헌을 사용합니다.

1500년대 종교개혁 이후 개신교회는 선지자들과 사도들이 기록한 가장 오래된 글들로 돌아가자는 취지에서 오직 구약과 신약만을 성경으로 채택했습니다.

결론적으로, 성경은 단번에 완성된 책이 아니라 천년이 넘는 시간 동안 수많은 저자들의 손을 거쳐 형성된 거대한 서사입니다. 고대 이스라엘 선지자들이 시작한 이야기는 예수와 그의 사도들을 통해 완성되었고, 오늘날 우리는 이 ‘작은 도서관’을 통해 그 통일된 이야기를 접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책들이 어떻게 하나의 통일된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었는지는 성경이 우리에게 던지는 가장 핵심적인 질문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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