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은 목사
하나님께서 주신 은혜로 삶의 현장에서 복음을 전하며, 말씀으로 세상을 밝히는 사명을 붙잡고 있습니다.”

창세기 12-50장_아브라함의 언약과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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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기의 후반부를 상세히 설명합니다. 인간의 죄와 반역으로 세상이 폭력과 죽음으로 물들고 바벨탑 사건이 발생한 후, 하나님이 세상을 구원하시려는 계획을 시작하는 지점에 주목합니다. 핵심은 아브라함과 맺은 하나님의 약속으로, 그의 후손을 통해 모든 민족이 복을 받게 될 것이라는 언약입니다. 아브라함, 이삭, 야곱, 그리고 요셉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이들 각 세대가 반복적으로 실패하고 잘못된 결정을 내리지만, 하나님의 신실하심으로 인해 항상 구원받고 약속이 이어지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궁극적으로 창세기는 유다 지파를 통해 온 세상에 에덴 동산의 복이 회복될 것이라는 희망적인 예언으로 마무리됩니다.

실패하는 인간, 신실하신 하나님: 창세기 족장들이 들려주는 구원의 드라마.

창세기 1장부터 11장까지 펼쳐지는 인류의 이야기는 죄와 반역, 폭력과 죽음으로 가득합니다. 그 정점은 바로 인간이 스스로의 이름을 높이기 위해 쌓아 올린 바벨탑 사건입니다. 이 사건으로 인류는 흩어지고 세상은 절망에 빠진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바로 이 지점에서 창세기는 한 사람, 아브라함을 조명하며 완전히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듭니다. 하나님은 오만했던 바벨탑의 사람들과 달리, 당시에는 별 볼 일 없던 아브라함을 부르시어 그의 이름을 위대하게 만들어 주시겠다고 약속하십니다. 그리고 이 약속의 핵심에는 성경 전체를 관통하는 위대한 구원 계획이 담겨 있습니다. "땅의 모든 족속이 너로 말미암아 복을 얻을 것이라". 이 약속을 통해 하나님은 반역한 인류를 구원하고 복을 베풀 계획을 시작하신 것입니다. 창세기 12장부터 50장까지는 바로 이 약속이 어떻게 인간의 실패와 하나님의 신실하심이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펼쳐지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드라마입니다.

12-25 약속의 시작: 실패 속에서 언약을 세우시다.

하나님의 위대한 약속을 받은 아브라함의 삶은 순탄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큰 민족을 이루리라는 약속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아름다운 아내 사라 때문에 목숨을 잃을까 두려워 두 번이나 아내를 누이라고 속이는 실수를 저지릅니다. 또한, 아이를 낳지 못하는 현실에 조급해져 아내의 여종인 하갈을 통해 아들을 얻으려다 가정에 큰 불화를 초래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아브라함은 계속해서 나쁜 결정을 내리며 하나님의 약속을 위기에 빠뜨렸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변함없이 신실하셨습니다. 하나님은 매번 실패하는 아브라함을 구해내셨고, 밤하늘의 별처럼 셀 수 없이 많은 후손을 주시겠다는 언약을 공식적으로 맺으십니다. 이 언약의 증표로 할례를 명하심으로써, 자손의 번성은 인간의 노력이 아닌 오직 하나님의 선물임을 기억하게 하셨습니다.

25-36 속이는 자에서 이스라엘로: 실패를 통해 빚어 가시는 역사

인간의 실패라는 주제는 아브라함의 후손들에게서 더욱 극적으로 반복됩니다. 아들 이삭을 거쳐 손자 야곱의 시대에 이르러 이 주제는 절정에 달합니다. 야곱의 이름 자체가 ‘속이는 자’라는 뜻을 가졌듯, 그는 태어나면서부터 형 에서를 속여 장자의 명분을 빼앗고, 눈먼 아버지를 속여 축복을 가로챈 뒤 도망치는 삶을 살았습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그는 외삼촌 라반에게 수년간 속임을 당하며 비로소 겸손을 배우게 됩니다. 고향으로 돌아오던 길, 그는 하나님과 밤새 씨름하며 끈질기게 복을 구합니다. 하나님은 그의 결단을 존중하시어 아브라함에게 주셨던 복을 그에게 베푸시고, 그의 이름을 ‘하나님과 겨루어 이기다’는 뜻의 ‘이스라엘’ 로 바꾸어 주십니다. 이는 한 개인의 변화를 넘어, 속이는 자 야곱조차도 하나님의 구원 계획을 이어가는 언약의 통로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입니다.

37-50 악을 선으로 바꾸시는 섭리: 요셉 이야기의 정점

창세기의 마지막은 야곱의 아들들, 특히 요셉의 이야기로 장식됩니다. 아버지의 편애를 받아 형들의 미움을 산 요셉은 결국 노예로 팔려 이집트로 끌려가고, 억울한 누명으로 감옥에 갇히는 등 극심한 고난을 겪습니다. 이는 한 가정이 얼마나 부끄러운 실패를 할 수 있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단 한 순간도 요셉과 함께하지 않으신 적이 없었습니다. 하나님은 요셉을 감옥에서 나오게 하시고 이집트의 총리로 세우셨으며, 그를 통해 극심한 기근에서 이집트 백성과 자신을 팔아넘겼던 형제들, 그리고 온 가족의 생명을 구원하게 하셨습니다. 훗날 요셉은 형들에게 이렇게 고백합니다. "형들은 악을 꾀하였으나 하나님은 그것을 선으로 바꾸사 많은 생명을 구원하게 하셨다". 이 말은 단순히 요셉 개인의 삶을 넘어, 인간의 이기심과 악행마저도 당신의 선한 구원 계획을 이루는 도구로 사용하시는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보여주는 창세기 전체의 핵심 메시지입니다.

미래를 향한 약속을 남기며

창세기는 야곱과 요셉의 죽음, 그리고 그의 가족이 여전히 이집트에 머무는 모습으로 끝을 맺습니다. 모든 것이 해결된 해피엔딩이 아닙니다. 하지만 창세기는 절망이 아닌 미래를 향한 소망과 약속을 남깁니다. 창세기 3장의 ‘여자의 후손’에 대한 약속, 즉 악의 근원을 짓밟을 상처 입은 승리자에 대한 예언은 아브라함의 족보를 통해 구체화되기 시작합니다. 이 약속은 야곱이 임종 전 넷째 아들 유다에게 한 예언에서 더욱 선명해집니다. 그는 유다 지파에서 이스라엘의 왕족이 나올 것이며, 언젠가 한 왕이 나타나 모든 민족이 그에게 순종하고 온 세상에 에덴의 복이 회복될 것이라고 예언했습니다. 이처럼 창세기는 인간의 끊임없는 실패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통해 열방에 복을 주시려는 하나님의 신실한 언약은 반드시 성취될 것이라는 강한 기대를 품게 하며 다음 장을 열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