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은 하나님 나라의 도래가 하늘과 땅을 하나 되게 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시며, 이 땅에서 하나님과의 관계 속에서 실현되는 새로운 현실임을 강조하셨습니다. 그분은 자신을 따르는 이들을 통해 이 나라가 이 땅에 도래하기 시작한다고 선포하셨습니다.
하나님 나라의 도래는 다음과 같은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 새로운 현실의 시작: 예수님은 하나님 나라를 폭력과 부패가 만연하고 힘이 곧 정의인 세상과 대비되는, 관대함과 정의와 평화의 나라 이며 언제나 사랑이 이기는 세상으로 묘사하셨습니다3. 이는 하나님이 계신 하늘의 모습이 이 땅에 오는 것을 의미합니다.
• 하나님의 통치와 뜻의 실현: 하나님 나라가 오고, 하나님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기를 구하는 것은, 세상에 대한 하나님의 목적과 우리의 일상생활이 하나 되는 것을 뜻합니다. 이는 하나님이 인간을 통해 세상에서 그분의 지혜를 구현하고 통치하시려던 본래 계획의 회복을 의미합니다.
• 예상치 못한 자들로부터의 시작: 예수님은 이 하나님 나라가 가난하고, 병들고, 로마의 압제와 무거운 세금에 시달리던 보잘것없는 사람들, 즉 심령이 가난한 자들로부터 시작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는 권력이나 영향력에 굶주린 자들의 혁명이 아니라, 섬기고자 하는 사람들의 운동이며, 건강한 공동체와 깨어진 관계의 회복을 지향하는 혁명이라고 설명됩니다.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기 위한 조건들은 예수님의 가르침, 특히 산상수훈에 담겨 있으며, 이는 내면의 변화와 실천적인 삶의 방식을 요구합니다.
• 하나님의 지혜와 의를 추구하는 삶:
하나님과 이웃을 바르게 대하는 데 필요한 하나님의 지혜는 유대인의 경전인 토라와 선지자를 묵상함으로써 얻을 수 있습니다6. 예수님은 토라와 선지자를 폐하러 온 것이 아니라 완성하러 오셨으며, 자신의 의에 대한 가르침이 당시 종교 지도자들(서기관과 바리새인)의 의보다 하나님의 지혜에 더 일치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참된 의(義) 는 단순히 율법을 지키는 것을 넘어, 모든 사람을 하나님의 형상으로서 궁극적인 가치를 지닌 존재로 대우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 내면의 동기 관리와 관계 회복:
맹세하지 않는 정직함: 하나님을 이용하여 다른 사람을 조종하려는 것이 아니라, 약속에 있어 "예는 예, 아니요는 아니요"로 말하는 과감한 정직함과 진실함으로 평화를 이루는 삶을 시작해야 합니다.
비폭력적 대응과 보복하지 않음: 악한 사람에게라도 되갚지 않고, 복수보다 평화를 중시하며, 대담하고 창의적인 비폭력적 대응으로 평화의 문을 열 수 있다고 가르치셨습니다. 이는 오른쪽 뺨을 맞으면 왼쪽 뺨마저 돌려대는 것, 속옷을 뺏으려는 사람에게 겉옷까지 내주는 것, 억지로 오리를 가자고 하면 심리를 같이 가주는 것과 같은 급진적인 관대함을 통해 상대를 같은 인간으로 대우하게 만들고 불의를 폭로하는 행동을 포함합니다.
원수를 사랑하고 박해하는 자를 위해 기도함 : 이웃을 사랑하는 것을 넘어, 원수마저도 하나님의 형상으로서 가치 있는 존재로 대하고 사랑하며, 자신을 박해하는 사람을 위해 기도해야 합니다. 이는 하나님의 공평하고 관대한 사랑을 본받는 것이며, 참된 평화에 이르는 길입니다.
내면의 문제 해결: 살인, 간음, 이혼 등과 같은 사회적 문제는 단순히 행동의 문제가 아니라, 타인의 존재를 얼마나 소중히 여기는지, 즉 다른 사람의 존엄성을 존중하는지에 대한 깊은 문제임을 지적하셨습니다. 분노나 음욕과 같은 내면의 죄악은 관계와 공동체를 파괴하며, 예수님은 이러한 내면의 문제를 철저히 다루어야 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 재물에 대한 태도:
재물이 하나님 나라와 임재를 경험하는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말씀하시며, 땅에 보물을 쌓아두지 말고 하늘에 보물을 쌓아두라고 가르치셨습니다. 이는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함으로써 친절한 말, 자선, 용서, 긍휼을 베푸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나님과 재물을 동시에 섬길 수 없으며, 우리의 필요를 채우시는 하나님을 신뢰하고 염려하지 않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 은밀한 헌신:
자선, 기도, 금식과 같은 의로운 행위를 남에게 보이기 위해 하지 말고, 사람들 앞에서 자신을 높이려 하지 말라고 경고하셨습니다. 이는 위선(hypocrisy)이라고 불리며, 하나님과의 친밀한 관계 안에서 은밀히 행해야 할 지혜라고 가르치셨습니다. 이렇게 해야 하늘에 계신 아버지에게서 진정한 상을 받을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 용서:
하나님이 이스라엘과 인류의 폭력과 탐욕의 역사를 용서하셨듯이, 우리도 우리에게 잘못한 사람들을 용서해야 한다고 가르치셨습니다. 참된 용서는 잘못을 밝히되 복수를 추구하지 않는 데서 시작되며, 이는 똑같이 되갚아줄 권리를 내려놓고 원수를 위해 기도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용서는 하나님의 용서를 들이마시고 우리가 용서를 내쉬는 것과 같다고 하셨습니다.
• 시련과 악으로부터의 보호:
일상의 모든 선택 속에서 하나님을 신뢰할지 다른 것을 신뢰할지에 대한 시험에 빠지지 않도록 기도하며, 악의 거짓으로부터 보호해 주시기를 구해야 한다고 가르치셨습니다.
결론적으로, 예수님은 하나님 나라가 이미 도래하고 있으며, 그 나라는 가난하고 보잘것없는 자들로부터 시작되는 새로운 현실이라고 선포하셨습니다. 이 나라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단순히 율법을 지키는 것을 넘어, 하나님의 지혜를 따라 모든 사람을 하나님의 형상으로 존중하고 사랑하며, 내면의 동기를 깨끗이 하고, 물질보다 하나님을 신뢰하며, 모든 관계에서 평화와 용서를 추구하는 급진적인 삶의 방식이 요구됩니다.